요한복음 21:12-19

1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와서 아침 식사를 하여라” 하고 말씀하셨지만, 제자들은 그분이 주님이신 줄 알았기 때문에 제자들 중에 감히 “당신은 누구십니까?”라고 묻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13 예수님께서는 가셔서 빵을 가져다가 제자들에게 주셨고, 생선도 주셨습니다.
14 이것은 예수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 그의 제자들에게 세 번째 나타나신 것이었습니다.
15 그들이 식사를 다 마쳤을 때,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모든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대답했습니다.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한다는 것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 양을 먹여라.”
16 다시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대답했습니다.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 양을 돌보아라.”
17 세 번째로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세 번씩이나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셨기 때문에 베드로는 거의 울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예수님께 대답했습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십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것도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양을 먹여라.
18 내가 너에게 진리를 말한다. 네가 젊었을 때는 네 혼자 힘으로 옷도 입고 네가 원하는 곳으로 갔지만, 나이가 들게 되면 네가 팔을 벌리겠고 다른 사람이 네게 옷을 입힐 것이며, 다른 사람이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너를 데려갈 것이다.”
19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베드로가 어떤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될지를 보여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2 "Now come and have some breakfast!" Jesus said. None of the disciples dared to ask him, "Who are you?" They knew it was the Lord.
13 Then Jesus served them the bread and the fish.
14 This was the third time Jesus had appeared to his disciples since he had been raised from the dead.
15 After breakfast Jesus asked Simon Peter, "Simon son of John, do you love me more than these?①" "Yes, Lord," Peter replied, "you know I love you." "Then feed my lambs," Jesus told him. / ①Or more than these others do?
16 Jesus repeated the question: "Simon son of John, do you love me?" "Yes, Lord," Peter said, "you know I love you." "Then take care of my sheep," Jesus said.
17 A third time he asked him, "Simon son of John, do you love me?" Peter was hurt that Jesus asked the question a third time. He said, "Lord, you know everything. You know that I love you." Jesus said, "Then feed my sheep.
18 "I tell you the truth, when you were young, you were able to do as you liked; you dressed yourself and went wherever you wanted to go. But when you are old, you will stretch out your hands, and others will dress you and take you where you don't want to go."
19 Jesus said this to let him know by what kind of death he would glorify God. Then Jesus told him, "Follow me."

오늘은 부활절 다섯 번째 주일 (The Fifth Sunday of Easter)입니다. 부활절은 지나간 이벤트가 아닙니다. 부활이요, 생명이신 예수님은 살아 계셔서 제자들의 삶 속에 함께 하고 계십니다. 여러분 중에 이 말씀을 이해하는 분도 계시고, 이 말씀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분도 계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하다. 내가 가지 않으면 보혜사가 너희에게 오시지 않을 것이다. 내가 가면 보혜사를 너희에게 보낼 것이다....... 진리의 성령은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알려 주심으로써 나를 영화롭게 하실 것이다….. 진리의 성령이신 보혜사께서 너희에게 오시면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실 것이다.” (요한복음 16:7, 14, 14:26) 부활하신 예수님은 지금 우리의 삶 속에 보혜사 성령님으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조금 어려운 말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성령은 우리의 삶 속에 역사하시는 예수님의 존재 양식 (mode)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예수님은 성령님으로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십니다.
 
오늘 말씀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그의 일곱 제자들을 만나 주신 말씀입니다. 오늘 말씀이 갈릴리 바다인 것으로 보아 일곱 제자는 어부 출신들이었을 것입니다. 요한은 그의 복음서에 베드로, 도마, 나다나엘, 야고보, 요한, 그리고 다른 두 제자가 함께 있었다고 하면서 이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굳이 짐작해 본다면,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두 제자 중 한 사람은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였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정말 누구인지 익명(匿名, anonymous)으로 남겨 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이 제자들과 같이 식사를 하셨습니다. 누가가 기록한 복음서에 보면 제자들이 구운 생선 한 토막을 예수님께 드렸는데, 예수님은 제자들 앞에서 잡수셨다고 합니다 (누가복음 24:42-43). 제자들이 처음에 예수님을 보았을 때는 유령을 보는 줄로 생각했지만,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서 식사를 하시는 것을 보면서 유령이라는 의심이 풀어졌다고 합니다. 요한은 그의 복음서에 제자들이 예수님과 같이 식사하면서 그분이 주님이신 것이 확실했기 때문에 감히 “당신은 누구십니까?”라고 묻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요한복음 21:12) 이 말씀이 New Living Translation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None of the disciples dared to ask him, ‘Who are you?’ They knew it was the Lord.”
 
요한복음에도 그렇고, 누가복음에도 이런 말씀이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면 그 당시에 예수님의 부활을 영적인 부활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복음서 저자들은 그런 주장에 대하여 쐐기를 박았습니다. “무슨 소리입니까? 우리가 부활하신 예수님과 같이 식사를 하셨다니까요. 예수님이 영 (유령)이시라면 어떻게 우리와 같이 식사를 하실 수 있겠습니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식사를 하셨다는 성경 말씀이 별 것 아닌 사소한 말씀처럼 보이는데,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올바른 교리를 만드는 일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식사 후에 예수님은 베드로를 개인적으로 만나셨습니다. 여러분, 베드로가 누구입니까? 베드로의 본래 이름은 시몬 (Simon)이었습니다. 시몬은 동생 안드레를 통해 예수님을 알게 된 사람입니다. 안드레는 세례 요한의 제자였다 (요한복음 1:40)고 하지요? 예수님은 시몬을 처음 봤을 때 마치 그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네가 요한의 아들 시몬이구나. 이제 너를 게바라고 부르겠다 (요한복음 1:42)”고 하셨습니다. ‘게바 (Cephas)’는 아람어로 반석 (rock)이라는 뜻입니다. 그리스어로는 ‘페트로스 (Πέτρος)’ 역시 반석 (rock)이라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피터 (Peter)’이고, 한국어로는 ‘베드로’입니다.
 
나중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마태복음 16:16)”이런 신앙고백을 했을 때 “너는 베드로다. 내가 이 돌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에서 우리는 베드로의 존재감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열 두 제자 중에 확실히 베드로는 중요한 비중을 가진 인물이었던 것이 틀림 없습니다.
 
사탄은 끊임없이 베드로를 시험했습니다. 그만큼 베드로가 중요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사탄이 바보가 아닙니다. 베드로 한 사람을 시험에 빠지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에 큰 차질을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을 사탄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탄은 베드로 곁을 떠나지 않고 베드로를 시험에 빠지도록 끊임없이 유혹했습니다.
 
여러분, 누가복음 22:31-32 말씀을 한번 보십시오. “시몬아, 시몬아! 사탄이 너를 마치 밀 까부르듯 하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나는 네가 믿음이 꺾이지 않도록 기도하였다. 네가 돌아온 후에 네 형제들을 굳게 하여라.” 이 말씀이 New Living Translation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Simon, Simon, Satan has asked to sift you like wheat. But I have pleaded in prayer for you, Simon, that your faith should not fail. So when you have repented and turned to me again, strengthen your brothers.”
 
베드로 (시몬) 한 사람을 놓고 엄청난 영적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탄은 베드로를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해 도구로 사용하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계셨던 예수님은 베드로가 믿음을 져버리지 않도록 계속 베드로를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사탄의 시험에 넘어갈 것을 알고 계셨던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베드로가 반드시 다시 회개하고 돌아온다는 사실도 알고 계셨습니다. 베드로 이 사람이 형제 자매를 ‘strengthen (강하게 세우는)’하는 사명을 감당할 것이라고 믿고 계셨습니다. 여러분, 과연 이 영적 싸움에서 누가 승리할까요? 사탄이 승리할까요? 예수님이 승리할까요?
 
예수님께서 예측하신 대로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번이나 모른다고 부인합니다. 한 심부름 하는 소녀가 (a servant girl) 베드로를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도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지요?” 이 말에 베드로는 “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하면서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합니다. 또 한 소녀가 “이 사람은 분명히 나사렛 예수와 함께 있던 사람이예요” 라고 베드로를 보고 말합니다. “나는 그 사람을 모른다니까요!” 베드로는 대제사장의 공관에서 이리저리 자리를 피해 옮겨 다닙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합니다. “분명히 너는 그 사람과 한 패야. 네 말씨를 보니 틀림 없어!” 그러나, 베드로는 “나는 맹세코 그 사람을 모릅니다!” 하면서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합니다. 베드로를 끈질기게 따라다니면서 베드로를 무너뜨릴 기회를 엿보고 있던 사탄의 계획이 성공하는 순간입니다.
 
Eugène Burnard (1850-1921)라는 사람이 그린 이 그림을 한번 보십시오. 예수님의 무덤이 비었다는 말을 듣고, 무덤으로 달려가는 베드로와 요한의 표정을 그린 것입니다. 이 베드로를 예수님께서 다시 만난 것입니다. 다시 만난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만나 주신 것입니다. 그렇게 큰 소리 치면서 “저는 주님을 위해 제 목숨을 내놓겠습니다 (I am ready to die for you., 요한복음 13:38)” “주님과 함께 죽을지라도 결코 주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Even if everyone else deserts you, I will never desert you., 마태복음 26:33)!” 하고큰 소리쳤던 베드로입니다. 이 베드로가 예수님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습니다.
 
갈릴리 바닷가에서 베드로를 개인적으로 만나 주신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Simon son of John, do you love me more than these)?” (15절) 예수님은 다른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베드로를 비난도, 정죄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베드로에게 예수님께 대한 사랑이 있는지 그것을 확인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에서 몇 가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로, 예수님은 베드로를 그냥 베드로라고 부르거나 시몬이라고 부르지 않고, ‘요한의 아들 시몬 (Simon son of John)’이라고 불렀다는 것입니다. 요한은 시몬의 아버지 이름입니다. 예수님께서 시몬의 아버지 이름을 부른 것은 시몬의 인간적인 연약함을 깨우쳐 주려고 하신 것입니다. “베드로, 나는 너의 인간적인 연약함 (human weakness)을 잘 알고 있다. 너 또한 한 사람의 연약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 이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위로가 되고 소망이 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강철이 강한 사람이 아닙니다. 결코 넘어지지 않고 실수 하지 않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주님의 손을 붙잡는 사람을 원하십니다. 실수하고 또 실수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주님께 돌아와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고, 은혜를 구하는 사람을 원하십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이렇게 부르신 말씀 속에 들어 있는 뜻입니다.
 
둘째로, 예수님은 베드로 속에 예수님께 대한 사랑이 있는지, 여전히 지금도 예수님을 사랑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 대한 사랑이 있는 이상 우리는 언제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깨어진 관계도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회복할 수 있습니다. 잃어버린 사명감도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다시 회복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랑이 없으면 깨어진 관계를 회복할 수 없고, 사랑이 없으면 사명감을 회복할 수 없습니다.
 
고린도전서 16:14절에 “모든 일을 사랑으로 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영어 성경에는 “Do everything in love (NIV, NLT)” “Let all that you do be done in love (NASB, NKJV)” 라고 나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은 모든 일을 사랑으로, 사랑이 동기 (motivation)가 되어서 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차가운 의무감으로, 내가 맡은 일이니까 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까? 주님께 대한 모든 일은 사랑으로 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사랑으로 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랑으로 하지 않으면 바리새인이 되어 다른 사람을 감시하고, 다른 사람을 헐뜯고, 다른 사람을 정죄하는 잘못을 범합니다. 사랑이 없는 사람은 항상 화가 난 얼굴로 돌아다닙니다. 사역도 그렇지만, 하나님과의 관계도 사랑이 기초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하는 봉사와 섬김과 헌신 속에 기쁨이 있고, 즐거움이 있습니다. 사랑이 없는 사람은 신속하게 사랑을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내가 이렇게 힘이 드니까 다른 사람도 다 그럴 것이라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인지,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인지,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세 번 나를 사랑하느냐고 확인하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 것을 염두에 두고 하신 질문처럼 보입니다. 베드로는 “예, 주님은 모든 것을 아십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15, 16, 17절)” 하고 대답했습니다. 예수님은 “내 양을 먹여라!” “내 양을 돌보아라!” “내 양을 먹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시몬아, 시몬아, 네가 돌이긴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여라” 주님의 말씀대로 베드로는 회개한 후에 형제를 굳게 세우고, 교회를 세우는 일에 크게 쓰임을 받았습니다. 누가 승리하였습니까? 베드로를 넘어뜨린 사탄이 승리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승리하셨습니다. 하나님은 한번 하나님의 자녀로 삼은 사람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한번 넘어졌다고, 한번 실수했다고, 한번 관계가 깨졌다고 우리를 버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낙심하지 마십시오. 우리에게 주님께 대한 사랑이 남아 있는 이상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