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2020 | 사순절 넷째 주일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We Are God's People)
김태환 목사
시편 100편
1 온 땅이여, 여호와께 즐겁게 외치십시오.
2 즐거움으로 여호와를 섬기십시오. 기쁨의 노래를 부르면서 그분 앞으로 나아오십시오.
3 여호와께서 우리의 하나님이심을 아십시오. 그분이 우리를 지으셨으니, 우리는 그분의 것입니다. 우리는 그분의 백성이며 그분이 돌보는 양 떼들입니다.
4 감사의 노래를 부르면서 그분의 성문으로 들어가십시오. 찬양을 드리면서 그분의 뜰 안으로 들어가십시오. 그분에게 감사하고 그분의 이름을 찬양하십시오.
5 여호와는 선하시며, 그분의 사랑은 영원합니다. 그분의 성실하심은 대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1 Shout with joy to the Lord, all the earth!
2 Worship the Lord with gladness. Come before him, singing with joy.
3 Acknowledge that the Lord is God! He made us, and we are his. We are his people, the sheep of his pasture.
4 Enter his gates with thanksgiving; go into his courts with praise. Give thanks to him and praise his name.
5 For the Lord is good. His unfailing love continues forever, and his faithfulness continues to each generation.
사순절을 잘 보내고 있는 중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사순절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예수 그리스도께 집중하는 때인데, ‘COVID 19’ 때문에 온통 우리 마음과 생각을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빼앗기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주님을 생각하는 시간이 부족한데, 사순절을 맞이해서 새벽기도를 드리면서 우리 마음을 예수 그리스도께 드리려고 했는데,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런 때에 우리 크리스천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성경을 찾는 중에 ‘시편 100편’ 말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시편 100편’은 저자가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것을 보니, 다윗이 쓴 시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보통은 저자가 나와 있거든요. 익명의 ‘사미스트 (psalmist)’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이 시편의 용도는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데 이 ‘시편 100편’이 사용되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시편 100편’은 예배들 드리러 가는 사람들이 하나님께 가져야 할 마음을 노래로 만들어 하나님께 올려 드린 것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미스트’는 제일 먼저 즐거움으로 여호와를 섬기라고 합니다. ‘여호와’는 하나님의 이름입니다. 원래는 하나님의 이름은 יהוה (출애굽기 3:14)입니다. 모두 자음으로 되어 있고 모음이 없거든요. 그래서 발음을 할 수 없습니다. 의도적으로 하나님을 부르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을 부르고 싶으면 ‘아도나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 말로 ‘주님’이라는 뜻입니다. 히브리어 יהוה를 영어 알파벳으로 표시하면 YHWH인데 모음이 없어 발음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발음을 하기 위해서, ‘엘로힘 (Elohim, 전능하신 하나님)’과 ‘아도나이 (Adonai, 주님)’에 사용된 모음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정확한 발음은 ‘야훼 (Yahweh)’가 되겠습니다만, 영어로 ‘Jehovah’로 표시한 것을 우리 말로 ‘여호와’라고 발음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 우리가 하나님을 이렇게라도 이름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미스트’는 여호와께 즐겁게 외치고, 즐거움으로 여호와를 섬기라고 합니다. “Worship the Lord with gladness. Come before him, singing with joy”라고 합니다. 여호와를 기쁨을 섬기라, 기쁨으로 예배하라는 말은 자기가 원해서 하라는 말입니다. ‘voluntarily (자원해서)’라는 뜻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또 의무적으로 하는 일에는 기쁨이 없습니다. “야, 너 지금 몇 시야? 어서 일어나. 예배 시간 늦겠다” 하면서 엄마가 성화를 부립니다. 그래서 투덜대면서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더 자야 되는데, 억지로 일어났습니다. 그러니 몸 상태도 좋지 않고 짜증이 납니다. 이런 식으로 예배하지 말하는 말입니다.
무슨 일이든지 자기가 원해서 하는 일에는 기쁨이 있습니다. 지금 대학교에 다니는 사람들,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는 사람들, 억지로 공부하고 있다면 그만 두는 것이 낫습니다. 하지만, 이 길은 누가 하라고 시킨 일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일입니다. 좀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이 길은 내가 선택한 일입니다. 이런 간단한 생각만 해도 마음이 훨씬 자유로워집니다.
우리가 예배를 드리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원해서’ ‘즐거움으로’ 예배 드려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집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립니다. 난 지금의 상황이 그런 의미에서 꼭 나쁘다고 보지 않습니다. 집에 혼자 있습니다. 11시에 컴퓨터를 켜고 예배를 드릴 수 있습니다. 아니면 “에이! 졸린 데 더 자자!” 하면서 자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해도 아무도 나를 비난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임원단이라고, 팀장이라고 해서 억지로 교회에 갈 필요도 없습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차피 아무도 보지 않는 온라인 예배인데, 내가 어떻게 하든 아무도 비난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남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잘 되었습니까? 자기 스스로 일어나서 스스로 예배를 드리는 훈련을 지금 우리는 받고 있는 것입니다. 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 (But he knows where I am going. And when he tests me, I will come out as pure as gold).” (욥기 23:10) 저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끝나면 우리 FKCC에 속한 여러분들이 모두 정금같이 귀한 예배자들로 하나님 앞에 나오리라고 믿습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말씀을 보십시오. 왜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고 예배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와께서 우리의 하나님이심을 아십시오. 그분이 우리를 지으셨으니, 우리는 그분의 것입니다. 우리는 그분의 백성이며 그분이 돌보는 양 떼들입니다 (Acknowledge that the Lord is God! He made us, and we are his. We are his people, the sheep of his pasture).” (3절) 우리가 주님이라고 부르는 그분은 야훼, 스스로 있는 분인 것을 아십시오. 그분은 우리의 생명을 지으신 분입니다. 우리 생명은 우리가 만든 것 아닙니다. 우리의 생명을 창조하신 분이 계십니다. 우리는 그분의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분의 백성입니다. 그분의 초장에서 보호 받고, 인도 받고, 필요한 것을 공급 받고 있는 그분의 양떼들입니다. 다윗은 이 사실을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The LORD is my shepherd, I shall not be in want, 시편 23:1)”라고 했습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말씀이 “감사의 노래를 부르면서 그분의 성문으로 들어가십시오. 찬양을 드리면서 그분의 뜰 안으로 들어가십시오. 그분에게 감사하고 그분의 이름을 찬양하십시오 (4절)”라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예배하는 하나님이 누구인지 ‘acknowledge’하고 나면 우리가 하나님을 예배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의무적으로, 억지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 기쁨과 즐거움으로 하나님을 예배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 집니다. 요한복음 4:23-24에 보면, 하나님을 예배하는 사람들은 ‘신령과 진정으로 (in spirit and in truth)’ 예배하라고 했고, 이렇게 하나님을 예배하는 사람이 ‘진정한 예배자 (the true worshipers)’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the true worshipers’는 하나님을 기쁨으로, 자원하는 마음으로 예배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쁨’과 ‘자원하는 마음’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이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의 핵심입니다.
오늘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는 FKCC 여러분들, 비록 집에서 이런 식으로 예배를 드리지만, 감사로, 기쁨으로, 자원하는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시기 바랍니다. 저는 생각해 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감사로 예배 드려야 하나?” “이런 상황에서도 감사로 예배 드리는 것이 가능할까?”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저에게 몇 가지 감사의 이유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첫째로, 우리는 이번 일로 예배의 귀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배는 항상 원하면 나에게 주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이렇게 되고 나니까 “예배가 이렇게 귀한 것이었구나!” “내가 그동안 예배에 대한 감사를 잊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막 드는 것입니다. 지난 주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마지막 날이었잖아요? 저는 그날 아침 평소보다 좀 일찍 교회에 왔습니다. 예배당으로 올라갔습니다. 예배당 안은 아침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울컥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름답지만, 텅 빈 예배당을 찍었습니다. 지금 한 주일 지났습니다. 벌써 우리 마음에 교회에 대한 고마움과 예배에 대한 그리움이 생겼습니다. 겨우 한 주일 지났는데요.
둘째로, 우리는 서로에 대한 감사를 알게 되었습니다. 늘 우리가 만나고 부대끼면서 지낼 때는 잘 몰랐던 것입니다. 지금은 서로 만나는 것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만나서 차를 마시면서 나누던 교제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 생활을 이렇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우리 속에 공동체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바울이 로마서에서 이렇게 말했잖아요? “No, in all these things we are more than conquerors through him who loved us.” (로마서 8:37, NIV)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우리에게 예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커지고, 공동체에 대한 고마움이 더 커지는 이상, 우리는 이번 사태도 넉넉히 이길 것입니다.
셋째로, 이번 ‘pandemic’ (전세계전염병)’ 현상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왜 이런 일이 일어라는 거지?” 라고 묻습니다. 저는 이것이 감사합니다. 평소에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잘 묻지 않았습니다. 그런데요. 이렇게 문명이 발달하고, 인간의 지식이 확장된 세계에서 그까짓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온 세상이 패닉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무조건 모든 사람들은 집에서 나오지 않도록 했다고 합니다. 집 밖으로 나오려면 특별 허가증을 받아야 한답니다. 하찮은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요. 하지만 덕분에 우리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의 뜻을 자연스럽게 묻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감사합니다. 이 “세계가 하나님의 통제 속에 있었구나 (God is in control)!” 이 사실을 크리스천들이 스스로 질문하면서 답을 찾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준 선물입니다.
그러나, 섣불리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단정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신중해야 합니다. 지금 한국에서 섣불리 설교 시간에 이러쿵저러쿵 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말하는 목사들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보니 모두 하나님의 뜻을 논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동안 그 사람들이 해 온 일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섣불리 하나님의 심판을 논하다니요? 자기는 그 심판에서 빠지고요? 애매한 사람들만 하나님의 심판의 대상이 되었다고요? 그런 몰상식한 말을 함부로 설교 시간에, 감히 하나님의 말씀을 빙자해서 그런 말을 하다니요?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technology’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과 ‘technology’를 반대되는 것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technology’ 역시 하나님이 주신 축복입니다. 이렇게 되고 보니, 교회에서 드리던 예배는 당분간 드릴 수 없게 되었지만, 집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예배도 드릴 수 있고, 새벽기도도 드릴 수 있고, 찬양도, 성경공부도 온라인으로 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직접 교회에 나와서 함께 찬양하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 보다는 못하지만, 이렇게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감사합니까? 저에게는 이것이 감사의 이유입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찬양과 성경공부를 온라인으로 드렸는데, 100명이 훨씬 넘게 들어와서 찬양하고 성경공부 하고, 성경공부 후에는 팀 모임도 온라인으로 했다고 들었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앞으로 모든 모임들이 그렇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번 성경공부에서 예레미야애가를 공부했습니다. 청년부뿐만 아니라 코아부, 장년부까지 온라인 성경공부에 초대합니다. 이런 말씀이 있었습니다. “The Lord is my portion. Therefore, I have hope in Him!” (예레미야애가 3:24) 이 말씀을 새번역성경은 이렇게 번역했습니다. “주님은 내가 가진 모든 것, 주님은 나의 희망!” 멸망하는 조국을 바라보면서 예레미야가 혼잣말로 했던 말입니다. 오늘 시편 100편을 쓴 ‘사미스트’도 똑 같은 말을 합니다. “여호와는 선하시며, 그분의 사랑은 영원합니다. 그분의 성실하심은 대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5절) 그의 자녀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께 다 계획이 있습니다.
FKCC 여러분,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마십시오. 바이러스를 주의하는 것은 좋으나, 두려워하거나 패닉 상태에 빠지지는 마십시오. 혼자 있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교회 친구들과 서로 연락도 하고 지내세요. 요즘에는 ‘Zoom’을 통해서 비디오 통화를 많이 하잖아요? 그리고 지금처럼 시간이 많을 때 한번 하나님의 말씀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