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3:14-21

14 ○ 이런 이유로, 나는 무릎을 꿇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 기도를 드립니다. 15 정녕 아버지 하나님께서는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족속들에게 이름을 부여해 주신 분입니다. 16 그분 아버지 하나님께서 자신의 풍성하신 영광에 따라 성령을 통하여 여러분의 속사람을 굳세게 해 주시고, 17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의 마음속에 거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또한 여러분이 사랑 안에 뿌리를 내리고 터를 잡아서, 18 모든 성도들과 더불어 그리스도의 사랑이 얼마나 넓고 크고 높고 깊은지를 깨달을 수 있게 되고, 19 나아가 모든 지식을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우쳐 알아,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심의 정도까지 여러분이 충만하게 채워지기를 기도합니다. 20 진실로 우리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에 따라,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측량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을 행하실 수 있는 하나님께, 21 교회 안에서와 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영광이 대대로 이어지기를 빕니다. 아멘! (쉬운말 성경)

14 When I think of all this, I fall to my knees and pray to the Father,[e] 15 the Creator of everything in heaven and on earth.[f] 16 I pray that from his glorious, unlimited resources he will empower you with inner strength through his Spirit. 17 Then Christ will make his home in your hearts as you trust in him. Your roots will grow down into God’s love and keep you strong. 18 And may you have the power to understand, as all God’s people should, how wide, how long, how high, and how deep his love is. 19 May you experience the love of Christ, though it is too great to understand fully. Then you will be made complete with all the fullness of life and power that comes from God. 20 Now all glory to God, who is able, through his mighty power at work within us, to accomplish infinitely more than we might ask or think. 21 Glory to him in the church and in Christ Jesus through all generations forever and ever! Amen.(New Living Translation)

팀켈러 목사 (Timothy J. Keller, 1950~2023)20019.11사태로 인해 뉴욕 도시 전체가 어둠의 그림자로 몇주간 뉴욕을 짓눌렀다고 고백합니다. 게다가 그의 아내는 크론병 증세로 씨름하고 있었으며, 그해 본인도 갑상선 암 진단을 받게 됩니다. 그야말로 외적으로 보면 그의 인생은 어둔 그림자가 드리운 것입니다. 기도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던 때에 기도를 깊이 묵상하며 세상에 나온 책이 우리가 잘 아는 "팀켈러의 기도"입니다.      

오늘 본문은 로마 감옥에 갇힌 바울이 하나님께 기도하는 내용입니다. 31절을 보면 '그리스도 예수의 일로 너희 이방을 위하여 갇힌 자 된 나 바울은'이라고 시작합니다. 바울은 예수를 믿는 일로 죄수의 신분이 되었습니다. 그는 로마 감옥에 투옥된 지 4년 남짓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바울은 육신의 몸은 감옥에 있었지만 옥중에서 성경의 많은 서신서들을 남겼습니다. 외적인 환경이 바울의 마음 안에 있는 복음을 향한 열정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둠속에서 빛을 찾는 시간을 통해 바울의 속사람이 하나님의 뜻을 더 깊이 알게 되었고, 우리는 바울의 옥중서신들을 읽으며 하나님의 깊고 넓은 영적인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바울은 감옥 안에서 절실한 기도를 합니다. 당시 서서 기도하던 풍습속에서 무릎 꿇고 하는 기도는 성령 안에서 드리는 간절한 기도입니다. 마치 예술가들이 처해진 상황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처럼 바울의 기도에서 창조의 힘으로 그를 깨우는 하나님의 에너지를 보게 됩니다 옥중에서 드리는 기도는 의무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위한 부르심의 기도였습니다. 바울의 기도를 묵상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힘이 느껴집니다. 이방인들의 구원을 위한 사명감과 자신의 생명을 아낌없이 드리도록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크고 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어진 현실로 인해 감사의 마음을 잃어가고, 마음이 불안하고 즐겁지 않다면, 어둠속에서도 빛 가운데로 초대하는 바울의 기도를 묵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진실한 기도가 언제 시작될까요? 기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실제로 인식하는데서 시작됩니다. 기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이며 그의 마음을 닮아가는 시간입니다. 여기 계시는 분들 대부분은 중요한 사람과의 만남을 앞두고 거울을 보고 자신의 모습을 점검할 것입니다. 기도는 하나님 앞에서 몸과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첫째, 바울은 기도하는 대상이 분명했습니다. (15)

3:15 정녕 아버지 하나님께서는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족속들에게 이름을 부여해 주신 분입니다.

바울은 하나님 아버지를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름을 부여해 주신 분이라고 고백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면 자신의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줍니다. 다른 집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 주지는 않습니다. 바울에게 하나님은 아빠와 같이 친밀한 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사랑으로 품어 주시는 아버지로 인식하고 친밀감을 지니고 기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아이가 다가와 부르는데 대답하지 않는 부모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가 되신다면, 우리가 무엇이 필요한지 아시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성도는 예수를 향한 갈망과 주어진 현실 사이에서 주님께 희망을 두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의 말씀을 인생의 방향과 목적으로 삼고 살아가야 합니다.

바울은 감옥에 갇힌 자신의 처지를 보면서 정말 주님이 함께 해 주는 것이 맞는 것일까?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실수가 없는 분이 맞는 것일까? 의심하고 낙심하기 충분한 환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이름을 주신 하나님으로 인해 바울은 어둠속에서도 빛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어둔 골방의 감옥에 있었지만 바울의 마음만큼은 하늘과 땅과 모든 족속들에게 이름을 주신 분께 향했습니다. 기도는 하나님을 더 깊이 알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깊은 바다에 들어가면 바다의 세계가 펼쳐지듯이 기도는 우리의 마음 안에 하나님의 깊은 세계를 알게 해줍니다. 성경은 우리가 하나님을 잠잠히 구하면 구원의 기쁨을 베풀어 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62:1)  오히려 고난속에서도 우리를 깊은 기도속으로 인도해 줄 것입니다.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 깊은 기도속으로 들어가는 기쁨을 요한은 "우리의 사귐은 아버지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더불어 누림"이라고 말했습니다. 기도할수록 우리는 하나님과 친밀해 질 것이고,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고 우리가 하나님 안에 거하는 것을 경험하게 될것입니다.

둘째로, 바울은 기도하는 내용이 분명했습니다. (16-19)

16 그분 아버지 하나님께서 자신의 풍성하신 영광에 따라 성령을 통하여 여러분의 속사람을 굳세게 해 주시고,

바울은 성령 안에서 속사람을 굳세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우리는 바울의 기도의 힘이 바로 성령에 힘입는 기도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비록 육신의 몸은 갇혀 있지만 그의 영혼이 억눌리지 않았던 것은 성령 안에서 기도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겉모습은 웃고 있으나 내면을 들여다 보면 속사람은 참 사랑을 그리워합니다. 그래서 인생의 사연들로 인해 고통과 괴로움 가운데 힘들어 하면서도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잘 가고 있다고 믿어주고, 격려해 주는  사람들을 통해 용기를 지니게 됩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행복한 삶을 살면 좋겠지만 살아가는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사람은 억압받고 고통 받습니다.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는데 불행함을 느끼고, 경제적 억압에서 벗아나기 위해 열심히 살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무지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배우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학문의 깊이 가운데 스스로의 존재가 주눅 들게 됩니다.

영성가인 리처드 포스터는 "오늘날 절실히 요청되는 사람은 지능이 높거나 혹은 재능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깊이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사람이고, 고통받는 이들의 마음을 공감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그 힘은 바울 안에 있던 것이 아니라 역사하시는 성령의 열매입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으니라" 성령은 우리의 마음을 건강하게 치유할 뿐 아니라 성령의 열매를 맺게 하십니다.

3:17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의 마음속에 거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또한 여러분이 사랑 안에 뿌리를 내리고 터를 잡아서,

공동번역의 성경으로 보면,  “아버지께서 여러분의 믿음을 보시고 그리스도로 하여금 여러분의 마음속에 들어가 사실 수 있게 하여 주시기를 빕니다.”라고 번역합니다. 바울은 그리스도를 마음의 집 주인으로 묘사합니다. 그리스도가 마음의 집에 들어와 사실 수 있도록 믿는자의 몸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성전이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거하실 처소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그리스도께서 마음 안에 사는 것이 어떤 삶일까요?

마음이라는 것은 보이지 않고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분명하게 알 수 없지만 바울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줍니다. 그리스도께서 마음 안에 계시면 여러분이 사랑 안에 뿌리를 내리고 터를 잡게 될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를 마음 안에 두고 하나님의 사랑에 믿음으로 반응하는 삶이 사랑의 뿌리를 내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마음은 미워하는 방식에 더 익숙합니다. 시대정신이 경쟁의 원리로 돌아가고 있어서 하나님의 사랑이 없으면 마음에는 미움이 자리하게 됩니다. 사회에서는 마음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불편하면 만나지 않으면 되지만 교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교회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님 안에서 사귐을 갖기 때문에 하나님의 사랑이 없으면 온전한 공동체를 이루기가 쉽지 않습니다.

3:18 모든 성도들과 더불어 그리스도의 사랑이 얼마나 넓고 크고 높고 깊은지를 깨달을 수 있게 되고, 3:19 나아가 모든 지식을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우쳐 알아,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심의 정도까지 여러분이 충만하게 채워지기를 기도합니다.

사실 기독교 신앙에서 사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이 사랑과 신뢰는 돈으로 얻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가치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교육도 돈을 주고 배우고 사랑도 돈의 가치로 평가되는 시대입니다. 사제 관계도 돈을 주고 배운 선생이고, 돈을 받고 가르치는 제자가 됩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사랑에 기초한 관계 보다 세상의 가치 속에서 살아가야 하고, 대부분의 시간들을 그 안에서 보내게 됩니다.

우리의 죄의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채워가야 합니다. 모든 지식을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하나님의 충만하심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신앙생활의 깊이와 넓이, 높이와 길이에 있어서 하나님의 사랑이 확장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가 사랑의 빚진자임을 기억할때에 서로 사랑하게 됩니다.

셋째, 바울의 기도는 하나님께 영광과 찬송으로 마칩니다.

3:20 진실로 우리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에 따라,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측량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을 행하실 수 있는 하나님께, 3:21 교회 안에서와 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영광이 대대로 이어지기를 빕니다. 아멘!

바울은 이전까지 유대인과 이방인이 한 몸안에 있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능력으로 막힌 담이 허물어 지고, 유대인과 이방인을 불문하고 모든 성도들이 연합되고 관계 맺을 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교회 안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 그리스도의 넓은 사랑, 끝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측량할수 없는 마음을 느껴야 합니다. 냉냉한 세상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사라진 것 같을지라도 옥중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바울의 얼굴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일상 가운데 발견될 것입니다. 바울은 옥중 기도를 드리며 하나님의 영광이 대대로 이어지기를 간구합니다. 이전세대로 부터 지금의 세대들에게 그리고 다음 세대들에게 하나님의 영광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광의 중심에 교회가 있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십니다. 영광이 나타나는 영역들입니다. 바울은 이 하나님의 영광이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간구합니다.

1995년에 개봉한 영화 스모크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 폴은 어느 날 길거리에서 벌어진 깡패들의 총격전으로 임신 중이던 아내를 잃게 됩니다. 그는 깊은 슬픔에 빠져 불행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작가였던 폴은 펜을 내려놓으며 슬픔에 잠깁니다. 그러던 중 담배를 사러 동네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14년 동안 그 가게를 운영하던 주인은 매일 아침 8시에 같은 위치에서 사진을 찍어 스크랩하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계산대 위에 있는 카메라를 보고 대화 하다가, 폴은 가게 주인이 찍은 4000장이 넘는 앨범들을 보게 됩니다. 가게 주인은 매일 아침에 찍었던 사진들을 폴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폴은 매일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들의 비슷한 장면들을 보면서 황당해하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담배 가게 주인은 다른 앨범들도 볼 수 있게 가져다 주며 이것이 내 인생의 프로젝트라고 말합니다. 사진 속에는 여름날의 밝은 빛, 가을날의 은은한 빛, 환했던 아침과 어두웠던 아침의 사진들, 주말과 주중에 찍은 사진들, 분주하게 지나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사진속에 지나가는 계절이 담겨있었고 서로 다른 표정과 사람들의 움직임이 담겨있었습니다. 같은 앵글 속에 담긴 사진들은 각각 다른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고 말합니다. 앨범을 보던 폴은 갑자기 동작을 멈췄습니다. 그의 눈에 낯익은 얼굴이 들어온 것입니다. 바로 임신 중이던 자신의 아내였습니다. 매일 출근을 하는 아내의 일상의 모습이 사진속에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폴은 그리워하던 아내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며 이 사람은 내가 사랑하는 아내입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참지 못하고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눈물과 함께 내면의 슬픔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 영화의 장면을 보면서 매일 반복되는 우리들의 삶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때로는 지루하고 사소한 것이라 여겨질때가 있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삶의 의미가 초라해 보일때가 있습니다. 신앙 생활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님께 특별한 것을 구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광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함께하시며, 우리의 처해진 모든 상황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드라마속에 우리는 관객이 아닙니다. 세상이 무대라면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각본 가운데 인생의 한장 한장마다 하나님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하나님의 시선이 언제나 우릴 향해 있음을 믿고, 흔들리는 마음까지도 주님께 드리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모든 삶이 하나님의 영광의 노래가 될 것입니다. 기도로 나만의 공간을 채워나갈때 주님과 더 깊이 연결될 것입니다. 반복되는 일상을 기도로 채워 보시기 바랍니다. 한주간도 교우들의 일상과 모든 만남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 넘치길 축복합니다.